ESG(환경·사회·지배구조) 스타트업

플라스틱 제로를 실현하는 ESG 스타트업, '리필 스테이션'의 성공 전략

news062525 2025. 6. 26. 06:00

2025년 현재, 환경을 고민하는 소비자들은 더 이상 단순한 친환경 캠페인에 만족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이제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인 친환경 솔루션을 원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플라스틱 제로’ 실현을 위한 소비 시스템의 전환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매년 전 세계적으로 4억 톤 이상 발생하며, 그중 단 9%만이 재활용되고 있다. 한국 역시 플라스틱 소비 1인당 세계 최상위권에 속하며, 그 심각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리필 스테이션이라는 개념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단순한 리필 판매소를 넘어, 소비자 행동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플랫폼으로 진화한 것이다. 특히 스타트업이 주도하는 ‘플라스틱 제로 리필 스테이션’은 ESG 경영 실현, 소비자 인식 변화, 수익성 확보라는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잡으며 혁신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국내에서 실제 운영 중인 리필 스테이션 기반 ESG 스타트업 사례를 중심으로 그들의 전략과 성공 요인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왜 리필 스테이션인가: 구조적인 플라스틱 감축 해법

 

플라스틱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포장재’**다. 우리가 사용하는 세제, 샴푸, 식용유, 조미료, 세탁세제, 물비누 등은 대부분 1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판매된다. 이 일회용 용기는 사용 후 대부분 폐기되며, 재활용률은 현저히 낮다. 그 결과, 전 세계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미세 플라스틱 중 40% 이상이 바로 이 포장재에서 기인하고 있다. 리필 스테이션은 이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소비자가 자신의 용기를 가져와 필요한 만큼만 구입하도록 유도하고, 불필요한 포장을 없애는 방식이다.

기존의 친환경 마트나 리사이클 캠페인이 ‘일회성’으로 끝났던 것과 달리, 리필 스테이션은 일상 속 행동 변화를 전제로 설계된다. 스타트업들이 이 분야에 진출하게 된 배경은 ‘시장의 빈틈’이 명확했기 때문이다. 대형 유통기업은 시스템 전환에 보수적이며, 브랜드 손실을 우려해 리필 판매를 꺼리는 반면, 스타트업은 유연성과 빠른 실행력을 바탕으로 실험적 모델을 실제 매장에 도입할 수 있었다. 여기에 탄소배출 감축, 고객 데이터 확보, 로컬 생산자 연계 등 다양한 ESG 요소를 결합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로 성장시키고 있다.

 

국내 주요 리필 스테이션 스타트업 사례 분석

 

첫 번째로 주목할 기업은 **'제로랩'**이다. 제로랩은 서울 연남동과 망원동에 오프라인 리필 매장을 운영하며, 세제, 주방세제, 핸드워시, 샴푸, 식용오일 등을 자체 공급망을 통해 리필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1회 방문당 평균 플라스틱 감축량을 320g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연간 기준으로는 약 4.2톤 이상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있다. 소비자는 자신의 용기를 가져오거나 매장에서 대여할 수 있고, 구매 후 ‘용기 반납 리워드 프로그램’을 통해 재사용을 장려한다.

두 번째는 **‘그리너리서울’**이다. 이 기업은 친환경 상품 유통 플랫폼과 리필 스테이션을 결합한 형태로, 온라인-오프라인 연동형 소비 생태계를 구축했다. 사용자가 온라인에서 구매하면 배송은 최소 포장으로 이루어지며, 반납 가능한 용기를 다시 회수하는 시스템이다. 그리너리서울은 2024년 ‘서울시 민간 탄소 감축 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매장당 평균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량을 78%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외에도 ‘에코패스’, ‘리필로드’, ‘플랜트리’ 등 다양한 소규모 스타트업들이 지역 기반 리필 스테이션을 열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70여 개의 소규모 매장이 운영 중이다. 이들은 대부분 지역 소상공인과 협업하여 지역경제와 환경 모두를 고려한 ESG 실천을 추구하고 있다.

 

리필 스테이션의 ESG 전략과 수익화 구조

 

리필 스테이션 모델이 단순한 환경운동이 아닌 수익 가능한 ESG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고정비 절감이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브랜드 패키징, 과도한 물류비용, 유통 중간마진을 줄임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 둘째, 고객 충성도다. 친환경 실천이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소비자들은 동일한 브랜드를 반복 구매할 확률이 높고, 자발적으로 제품 개선에 피드백을 제공한다. 셋째, ESG 지표를 활용한 투자 유치다. 최근 국내외 ESG 펀드는 탄소 절감, 자원 순환, 지속가능 소비를 수치화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실제로 제로랩은 2024년 중순, 국내 ESG 투자 플랫폼 ‘임팩트스퀘어’로부터 15억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고, 현재 리테일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제품 추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또한 정부는 2025년부터 리필 스테이션 사업자에게 탄소 감축 실적을 기반으로 한 세액공제와 보조금 지급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스타트업에게 상당한 사업 확장 동기를 부여하고 있으며, 일부 브랜드는 프랜차이즈 형태로 전국 확대를 준비 중이다. 결국 리필 스테이션은 환경, 경제, 사회 모두를 아우르는 ESG 실천의 실용적 모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플라스틱 제로를 실현하는 ESG 스타트업

소비 패턴을 바꾸는 혁신, 리필 스테이션의 미래

 

플라스틱 제로를 실현하기 위한 실질적 해법은 '사용하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리필 스테이션은 단순히 용기를 재사용하자는 캠페인이 아니다. 이것은 소비의 방식을 바꾸고, 유통 구조를 재정의하며, 지역 경제와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하는 복합적 변화다. 특히 스타트업들이 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중요하다. 이들은 기민한 실행력과 기술 기반 시스템을 바탕으로, 플라스틱 문제에 구조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2025년 현재, ESG는 일회성 홍보 문구가 아닌 실제 경영의 중심 축이 되어가고 있다. 리필 스테이션 모델은 환경적 책임(E), 사회적 가치(S), 그리고 투명한 수익 구조(G)를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이상적인 ESG 실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스타트업과 기업이 이 시스템을 참고하여 일회용 없는 사회로의 전환에 동참하길 기대한다. 리필 스테이션은 단지 ‘매장’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로 가는 중요한 발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