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 스타트업

윤리적 소비를 유도하는 ESG 스타트업의 내부 윤리 강령 사례

news062525 2025. 7. 1. 12:45

ESG 시대의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을 만든 조직의 철학과 가치까지 소비하고 있다. 특히 윤리적 소비에 민감한 MZ세대가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기업의 윤리경영 수준은 브랜드 충성도와 재구매율에 직결되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 이 가운데 일부 스타트업은 ‘윤리적 소비’를 유도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윤리적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여 일관된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단순한 코드 오브 콘덕트(Code of Conduct)를 넘어, 사내 정책·의사결정·고객 대응·제품 개발·파트너십 기준에 윤리적 원칙을 내재화한 스타트업은 고객의 신뢰를 얻는 데 그치지 않고, ESG 평가, 브랜드 가치 상승, 윤리 기반 투자 유치 등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실제로 윤리적 소비를 촉진하면서도 내부 윤리 강령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의 사례를 통해, 윤리경영이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구조를 살펴본다.

 

친환경 뷰티 브랜드 ‘그린룩’: 원료부터 커뮤니케이션까지 윤리 기준을 내재화하다

 

‘그린룩(Greenlook)’은 동물실험 반대, 유해성분 배제, 플라스틱 최소화 등 윤리적 뷰티 철학을 기반으로 성장한 스타트업이다. 이 기업은 단지 제품 성분이나 포장에 국한되지 않고, 제품 개발의 전 과정에 ‘윤리 기준’을 명문화한 내부 윤리 강령을 수립하고 이를 실천해왔다.

그린룩의 윤리 강령에는 다음과 같은 항목이 포함된다:

  • 원료 선정 시 동물 실험 유무와 친환경 인증 여부를 반드시 확인
  • 협력업체 선정 시 노동 인권 및 환경기준 이행 여부 확인 필수
  • 고객 불만 발생 시 책임 회피 대신 정보 공개와 투명한 대응 원칙 적용
  • 마케팅 문구에 허위, 과장 표현을 금지하고, 소비자 오해 가능성 있는 문장 자체를 금칙어로 분류

이러한 원칙은 마케팅, 제품 기획, 고객센터 운영까지 전 부서에 적용되며, 각 부서별 윤리 기준 점검표를 분기마다 자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임직원 누구나 윤리 위반 사항을 제보할 수 있는 익명 신고 시스템과 윤리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이 구조 덕분에 그린룩은 브랜드 충성도뿐 아니라, 국내외 윤리 소비 커뮤니티로부터 높은 신뢰를 확보했다.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 기업 ‘리유즈랩’: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 기업 ‘리유즈랩’: 공급망 윤리 기준 강화로 ESG 투자 유치

 

‘리유즈랩(ReUse Lab)’은 버려진 플라스틱을 수거해 재활용 원단과 제품으로 재가공하는 ESG 스타트업이다. 이 기업은 제품이 친환경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기업의 윤리성이 자동 보증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공급망 윤리 강령과 내부 윤리 기준을 동시에 구축했다.

리유즈랩의 내부 윤리 강령은 다음과 같은 영역을 포괄한다:

  • 재활용 원자재 수거 시 지역 주민·소상공인과의 공정한 계약 및 수익 분배 구조 보장
  • 폐플라스틱 세척 과정에서 유해 화학물질 사용 금지
  • 작업장 내 안전 기준 및 건강 검진 주기 의무화
  • 브랜드 콜라보 진행 시 ‘파트너 윤리 기준 체크리스트’ 제출 의무

이 강령은 실제로 매월 내부 감사 항목으로 반영되며, ESG 실천 실적을 바탕으로 한국임팩트투자협회의 윤리 인증을 획득했다. 특히 2024년에는 윤리 강령 기반 공급망 시스템이 ESG 평가기관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아, 30억 원 규모의 임팩트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리유즈랩은 단지 폐기물을 활용하는 친환경 스타트업이 아니라, 제품의 출처부터 유통까지 윤리를 설계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정무역 중심 커머스 스타트업 ‘페어바스켓’: 거래 윤리를 조직 문화로 바꾸다

 

‘페어바스켓(FairBasket)’은 전 세계 소규모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공정무역 기반 커머스 플랫폼이다. 이 기업은 공정무역 인증 제품만을 취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거래 윤리 강령을 수립하고 내부 직원 교육과 운영에 철저히 반영하고 있다.

페어바스켓의 윤리 강령은 다음과 같은 항목을 포함한다:

  • 공급자와의 가격 협상 시 생산 원가 이상을 보장해야 하며, 가격 인하 요청 시 사내 윤리위원회 사전 심사 의무화
  • 사내 제품 큐레이션 회의 시, 윤리 기준을 상회하는 이유가 없는 한 최저가 제품보다 ‘윤리 지수’가 높은 제품 우선 선정
  • 거래 상대방의 국가·문화·언어·종교를 존중하며, 모든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에 ‘문화 감수성 체크리스트’ 적용

이러한 윤리 원칙은 단순한 문서가 아니라 주간 미팅 때 윤리 피드백 시간을 따로 배정하는 등, 조직 문화에 통합되어 있다. 이를 통해 페어바스켓은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윤리적 감수성을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구축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영국 윤리소비자연합 Ethical Consumers로부터 ‘윤리적 유통 플랫폼 톱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윤리 강령은 선언이 아니라 실천의 매뉴얼이어야 한다

 

윤리적 소비를 유도하는 스타트업에게 내부 윤리 강령은 단지 형식적인 선언문이 아니다. 이는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반드시 기반이 되어야 할 실천 매뉴얼이다. 그린룩은 전 과정에 걸친 소비자 배려 원칙을, 리유즈랩은 공급망 단계의 윤리 기준을, 페어바스켓은 글로벌 감수성과 공정무역 철학을 실질적 운영 기준으로 반영했다. 이들은 모두 내부의 윤리 구조를 통해 외부의 신뢰와 브랜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한 사례다.

ESG 경영에서 ‘윤리’는 사회(S)의 핵심이자 지배구조(G)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토대다. 스타트업이 초기에 윤리 강령을 제대로 수립하고, 이를 조직의 문화와 일상 업무에 통합해 운영할 수 있다면, 그 기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한 브랜드와 고객 충성도를 얻게 된다. 결국, 윤리 경영은 조직 내부의 철학이자 외부 시장과의 약속이며, 그것이 ESG 시대 스타트업의 지속 가능성을 만드는 진짜 경쟁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