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 스타트업

워라밸을 실현하는 기업 문화: 내부 ESG를 실천한 스타트업 이야기

news062525 2025. 6. 28. 12:19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는 이제 기업의 외부 활동만을 평가하는 지표가 아니다. 특히 'Social' 영역에서는 직원에 대한 복지, 근로 환경, 일-삶 균형(Work-Life Balance)이 핵심 지표로 포함되며, 기업의 내부 문화 역시 ESG 경영의 중요한 축으로 평가받는다. 스타트업은 자원이 부족하고 성장 압박이 큰 조직 구조 속에서도, 창의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워라밸 중심의 ESG 내재화를 실현해가고 있다.

단순한 복지제도를 넘어서, 업무의 자율성·근무 시간 유연화·심리적 안정·리더십의 투명성을 통해 구성원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기업들이 실제로 생산성과 투자 매력 모두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워라밸 중심의 문화를 실천하며 내부 ESG에 성공한 국내 스타트업 사례를 분석하고,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ESG를 ‘조직 내부 구조’로 전환했는지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유연근무와 자율출퇴근제를 완전히 정착시킨 ‘타임워크’

 

‘타임워크(TimeWork)’는 업무 생산성과 워라밸을 동시에 실현하기 위해 전 직원 대상 자율출퇴근제, 주 4.5일제, 전면 재택근무 허용이라는 제도를 완전 도입한 스타트업이다. 특히 이 기업은 사무직·개발직·마케팅 등 부서 구분 없이 동일한 정책을 적용하면서도, 팀별로 ‘코어타임(필수 소통 시간)’만 지정하여 근무시간에 대한 개인 선택권을 극대화했다.

이러한 구조는 단지 편리함 제공을 넘어, 직원의 몰입도와 이직률 감소라는 실질적 결과로 이어졌다. 실제로 타임워크의 연간 평균 이직률은 국내 스타트업 평균(24%)의 절반 수준인 11.8%이며, 재직자 중 78%가 ‘근무환경이 직무 만족도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응답했다. 이 기업은 업무 평가도 시간 기반이 아닌 성과 기반 KPI + 팀 협업 만족도 평가를 병행하여, 유연성과 책임의 균형을 유지한다.

타임워크는 이러한 내부 운영 구조를 문서화해 ESG 경영 보고서의 ‘근로환경 및 조직문화’ 항목에 포함시켰으며, 해당 항목에서 외부 ESG 인증 기관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획득한 바 있다. 워라밸은 단순한 직원 만족이 아닌,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필수 구조로 재설계되고 있는 것이다.

 

‘심리적 안전지대’를 만들어가는 조직문화 실험: 마인들리

 

심리적 안정은 생산성과 혁신의 전제 조건이라는 인식 아래, ‘마인들리(Mindly)’는 전 직원이 안전하게 의견을 표현하고 실패를 공유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 기반 조직문화를 설계했다. 이 스타트업은 익명 회의 시스템, 팀 회고 미팅, 심리 지원 세션, 감정 표현 카드 활용 등 다양한 도구를 통해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감정 중심으로 전환했다.

특히 마인들리는 HR 부서가 아닌 ‘심리문화팀’을 별도 운영하며, 심리상담 전문가와 협업하여 직원의 정서적 변화 데이터를 익명 수집하고 정기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내 정서 리포트를 제작하고, 리더십 그룹에 전달함으로써 의사결정 시 구성원의 심리 상태를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마인들리는 조직원의 감정 노동과 번아웃을 조기에 발견하여, 실제로 병가 발생률과 장기 결근 비율을 40% 이상 감소시키는 성과를 얻었다. 또 2024년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직장 내 정신건강 관리 우수 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마인들리의 사례는 워라밸이 단순히 물리적 시간이 아닌, 심리적 안정과 존중 기반으로 설계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대표적 ESG 실천 모델이다.

 

직원 참여형 복지 설계, ‘모두를 위한 정책’을 만드는 팀제일

 

스타트업 ‘팀제일(TeamJEIL)’은 임원 주도가 아닌 직원 주도형 복지 정책 설계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이 기업은 매 분기 복지 제안 공모제를 운영해, 구성원이 스스로 원하는 복지 항목을 제안하고 투표를 통해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 실제 이 방식으로 탄생한 제도에는 ▲월 1회 무조건 반차제 ▲생리휴가 자동 승인제 ▲반려동물 간병휴가제 ▲재택근무비 실비 지원 등이 있다.

이처럼 직원의 참여와 결정권을 중심에 둔 복지 설계는 구성원의 주인의식과 조직 몰입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팀제일은 이 제안을 시스템화하여 ‘조직 내 정책 설계 참여율’이라는 새로운 지표를 ESG 보고서에 포함시켰고, 이는 ESG 평가 항목 중 ‘직원 권한 확대 및 참여 기반 거버넌스’ 측면에서 강점을 인정받았다.

2025년 상반기에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주관 ‘근로자 중심 스타트업’ 시범사업에 선정되어, 자사 모델을 바탕으로 타 스타트업 대상의 조직문화 컨설팅 파일럿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직원의 목소리로 만든 정책은 단순한 만족을 넘어, 기업 운영의 본질적인 ESG 내재화 전략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직 내 정책 설계 참여율

내부 ESG가 강한 조직이 결국 외부 ESG에서도 앞선다

 

스타트업의 ESG는 대외적으로 ‘환경’과 ‘거버넌스’에만 집중되기 쉽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조직이 되기 위해선, 가장 가까운 내부 구성원부터 ESG 구조를 경험하고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타임워크는 시간의 자율성을, 마인들리는 감정의 안전성을, 팀제일은 제도의 주도권을 구성원에게 위임함으로써 진정한 ESG를 실행하고 있다.

이러한 조직은 단순히 복지를 잘 제공하는 기업이 아니라, 직원과 함께 지속가능성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기업이다. ESG는 제3자 평가지표가 아니라, 조직의 생존 전략이며 정체성이다. 특히 워라밸을 중심으로 설계된 내부 ESG는 이직률 감소, 생산성 증가, 투자자 신뢰 확보 등 실질적인 경영 성과로 이어지며,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신뢰와 기업 가치 상승으로 연결된다. 결국 ‘워라밸’은 사치가 아니라, ESG 경영의 시작점이며 필수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