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 스타트업

취약계층을 위한 고용 창출형 ESG 스타트업 사례

news062525 2025. 6. 28. 06:09

2025년 현재, ESG 경영이 기업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으며 ‘환경’과 ‘지배구조’ 못지않게 ‘사회(Social)’ 요소에 대한 관심과 요구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항목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며, 이는 지속가능성의 핵심 척도로 작용하고 있다. 단순히 일자리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 고령자, 경력단절여성, 청년실업자 등 다양한 취약계층에게 실제로 기회를 제공하고, 자립 가능하도록 설계된 일자리 구조가 요구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일부 ESG 스타트업은 기존 산업에서 배제되던 사람들을 적극 고용하고, 이들의 역량을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용 창출형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실제 국내에서 활동 중인 취약계층 대상 고용 창출형 ESG 스타트업 사례를 중심으로, 이들이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어냈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취약계층 대상 고용 창출형 ESG 스타트업 사례

장애인 중심의 디지털 콘텐츠 제작 플랫폼 ‘유어브릿지’

 

‘유어브릿지(YourBridge)’는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을 포함한 장애인 편집자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디지털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이다. 이 기업은 영상 콘텐츠의 자막, 수어 삽입, 음성해설 등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플랫폼을 운영하며, 유튜브 채널, 공공기관 홍보영상, 교육 콘텐츠 등을 의뢰받아 처리한다. 창업 초기부터 ‘장애인에게 의미 있는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목적 아래 설계된 이 사업 모델은, 단순 고용을 넘어 전문성과 수익성을 갖춘 비즈니스로 성장했다.

유어브릿지는 현재 총 30명 이상의 장애인 고용 인력을 운영 중이며, 이 중 60% 이상은 영상 관련 자격증이나 디지털 미디어 편집 기술을 갖춘 전문 인력이다. 이들은 재택근무 시스템을 통해 근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일할 수 있으며, 기업은 AI 기반 워크플로우 시스템을 통해 작업 분배와 품질 관리를 체계화했다. 또한 이 기업은 장애인 고용을 통해 확보한 ESG 데이터(장애인 고용률, 근속률, 교육 이수 시간 등)를 ESG 보고서와 인증서 형태로 기업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 고객의 사회적 책임 항목 점수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2024년에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우수 장애인 고용기업’으로 선정되었고, 사회적 기업 인증을 통해 세제 혜택 및 공공기관 우선구매 계약도 확보했다.

 

경력단절여성과 고령층을 위한 공유주방 스타트업 ‘쿡포유’

 

‘쿡포유(Cook4You)’는 경력단절여성과 고령층을 위한 도시형 공유주방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으로, 요리 경력이 있지만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여성과 60대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고용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사용자가 원하는 도시락, 반찬, 이유식, 채식 식단 등을 앱으로 주문하면, 지역 내 등록된 ‘쿡 매니저’들이 조리 후 직접 배달하거나 픽업 장소에 전달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쿡포유의 핵심은 단순한 공유주방이 아니라, 조리 교육·위생 교육·사업자 등록·세무대행 등 전 과정을 시스템으로 지원하면서 안정된 마이크로 창업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현재 서울과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200여 명의 여성과 고령자가 활동 중이며, 월평균 수익은 약 90~150만 원 수준이다. 이 중 30%는 기초생활수급자 출신으로, 일정 소득 이상 발생 시에는 정부 복지 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해 자립 전환을 지원받는다.

쿡포유는 2025년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경제형 고용 창출 시범사업’에 선정되어 정부지원금과 함께 취약계층 전용 훈련 프로그램 운영비용을 지원받았다. 또한 이 플랫폼은 고객사(기업, 학교, 어린이집 등)에 제공되는 도시락이 ‘ESG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고, 생산과정의 탄소발자국 데이터를 수치화해 제공함으로써, ESG 공급망으로서의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다.

 

지역 청년과 노년층 협업 모델 ‘로컬포커스’: 사회적 관계망까지 설계하다

 

‘로컬포커스(LocalFocus)’는 지방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농산어촌 지역에서 청년과 노년층을 연결해 지역 브랜드 콘텐츠를 개발하는 플랫폼형 스타트업이다. 이 기업은 지역의 전통산업(예: 천연염색, 수공예, 전통식품 등)을 현지 고령자에게 전수받고, 이를 MZ세대 청년이 디지털 콘텐츠와 커머스 플랫폼으로 브랜딩해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구조를 만든다.

이 모델은 단순한 일자리 제공이 아닌, 세대 간 협업을 통한 공동 생산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기존 고용 창출 모델과 차별화된다. 실제로 이 기업은 강원도 인제, 전남 고흥, 경북 영양 등에서 3년간 80개 이상의 지역 브랜드를 육성했고, 400명 이상의 시니어와 청년이 일자리 혹은 수익 연계에 참여했다. 로컬포커스는 고령층에게는 사회적 고립 해소와 소득 창출, 청년에게는 지속 가능한 창업 기회와 정주 인프라를 제공하며, 이 모델은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평가에서도 우수사례로 인정받았다.

또한 이 기업은 ESG 경영 보고서에 지역 고용률, 세대별 참여율, 프로젝트별 탄소배출 절감 효과 등을 투명하게 기재하며, 실제로 지방재생형 ESG 투자 펀드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사회적 관계망을 고용과 결합한 구조는 사회 영역 ESG 평가 항목에서 가장 모범적인 구조로 평가받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고용, 비즈니스의 본질로 삼는 전략이 답이다

 

취약계층을 위한 고용은 단순히 ‘좋은 일’을 넘어서, 지속 가능하고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설계될 수 있다. 유어브릿지는 디지털 콘텐츠라는 고부가가치 영역에 장애인 고용을 접목했고, 쿡포유는 여성과 고령층이 스스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마이크로 창업 환경을 조성했다. 로컬포커스는 세대 간 협업이라는 창의적 접근을 통해 지역과 사람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증명해냈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이 아니라, ESG 경영의 핵심으로서 고용을 구조화했다는 점이다. 앞으로 ESG 평가 기준은 더욱 정교해지고, 사회적 기여는 수치화 가능한 구조를 요구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초기 스타트업이더라도 고용 창출을 단지 비용이 아닌 성장 가능성과 브랜딩, 투자 유치의 핵심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진짜 지속 가능성은 사회적 약자를 끌어안는 구조에서 시작되며, 이 구조를 가진 스타트업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강한 생명력을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