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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환경·사회·지배구조) 스타트업

스타트업의 ESG 연동형 OKR 운영 사례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을 도입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최근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목표를 OKR 체계 안에 내재화하는 새로운 움직임이 늘고 있다. 단순히 사업 지표 달성을 위한 도구로 OKR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경영 방향성과 연동된 OKR 시스템을 운영함으로써, 직원 개개인이 기업의 ESG 전략에 구체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는 특히 임팩트 스타트업이나 ESG 투자를 유치한 기업에서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으며, 투자자나 파트너사와의 신뢰 기반 협업을 위해 ESG 목표를 정량화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려는 목적과도 연결된다. 과거에는 ESG 항목이 별도로 관리되었지만, 이제는 핵심 성과지표(KR)의 일부로 내재화되며, ESG 목표와 사업 목표가 서로 충돌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되었다. 이번 글에서는 ESG 목표를 OKR 시스템에 통합하여 운영하는 국내 스타트업들의 실제 사례를 통해 실무 중심의 ESG 경영 내재화 전략을 분석한다.

실무 중심의 ESG 경영 내재화 전략

‘루프서클’: ESG-OKR 일체화를 통한 임팩트 성과 정량화

‘루프서클(LoopCircle)’은 순환경제를 지향하는 소재 R&D 기반 스타트업으로, 설립 초기부터 ESG 연동형 OKR을 조직 운영의 중심 구조로 도입했다. 이 스타트업은 각 분기마다 ‘환경성과 중심의 사업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결과(KR)를 ▲재활용 소재 사용률 ▲탄소저감 소재 공급 계약 수 ▲정량화 가능한 자원 절감 수치 등으로 구체화했다.

예를 들어, 제품 개발팀의 O는 “2025년 2분기까지 기존 플라스틱 대체 소재 제품 2종 개발 완료”였고, 이에 연동된 KR 중 하나는 “전체 시제품 생산 공정에서 80% 이상 재생 원료를 사용”이라는 환경지표였다. 이와 동시에 운영팀은 “공급망 내 ESG 평가 설문 도입률 90% 달성”이라는 거버넌스 목표를 병렬적으로 설정했다.

특히 루프서클은 OKR 회고 시 OKR 달성률과 ESG 기여도를 함께 평가하여 사업의 성장성과 지속가능성 간 균형을 수치화했다. 그 결과 ESG 연동형 OKR 운영 후 직원들의 업무 참여도와 조직 신뢰도가 상승했으며, 투자자에게는 정량적 ESG 목표 달성 지표를 제공함으로써 IR 효과까지 동시에 누렸다.

‘헬씨밸런스’: ESG 사회 영역을 OKR에 통합한 헬스케어 사례

‘헬씨밸런스(HealthyBalance)’는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셜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이 스타트업은 ESG 중 ‘사회(Social)’ 영역에 집중해 OKR을 설계했다. 특히 사용자 데이터 보호, 정보 접근성 평등, 취약계층 대상 서비스 확산 같은 목표를 OKR 시스템에 구체적으로 반영했다.

2024년 하반기, 제품팀은 “정보취약계층(시각장애 사용자 포함)의 접근성을 개선한 앱 기능 2개 이상 구현”이라는 O를 설정했고, 이에 연동된 KR로 “베타테스터 피드백 만족도 80% 이상”, “접근성 평가 툴 기준 적합 점수 90점 이상”을 포함시켰다. 이 목표는 단순 기능 개발을 넘어, 사회적 포용성과 디지털 권리 실현을 수치화한 ESG 기반 OKR로 평가받았다.

또한 내부 운영팀에서는 “정신건강 상담사 인권보호 매뉴얼 도입 및 이수율 100% 달성”이라는 S 항목을 OKR에 포함시켜, 조직 내부의 ESG 거버넌스를 함께 설계했다. 헬씨밸런스는 OKR 공개 플랫폼을 통해 ESG 달성률을 대외적으로 투명하게 공유하며, 공공기관 협력 시 신뢰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에코오더’: 공급망 ESG 목표를 OKR로 정착시킨 물류 스타트업

‘에코오더(EcoOrder)’는 친환경 포장재 물류를 다루는 스타트업으로, ESG 중에서도 환경(E)과 지배구조(G)를 OKR에 구체적으로 연계한 사례다. 특히 물류 플랫폼 특성상 다수의 공급업체와 협력해야 하므로, 공급망의 지속가능성을 OKR 핵심 성과지표로 설계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에코오더는 2025년 OKR에서 “협력사 전체의 ESG 수준 점검을 위한 자가진단 시스템 완성”을 O로 설정했고, 이에 대한 KR은 “총 100개 협력사 중 85개 이상 ESG 자가진단 참여”, “응답 정확도 기반 피드백 시행률 90% 이상”이었다. 이 목표는 비재무적 성과이지만, 사업의 장기 지속성 확보를 위한 전략 목표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내부 윤리규정 강화와 관련해 “전 직원 ESG 윤리 교육 100% 이수”, “내부 익명제보 시스템 운영 후 대응 완료율 95% 이상”도 OKR에 포함됐다. 에코오더는 ESG 연동형 OKR 도입 이후 협력사 신뢰도가 상승했고, 탄소정보 공개 프로젝트(CDP) 제출 시 조직 차원의 ESG 활동 근거 자료로 활용했다.

OKR이 곧 ESG 전략 실행 플랫폼이 된다

스타트업은 자원과 인력이 제한되어 있어 ESG 전략이 실행 가능한 수준으로 쪼개지지 않으면 실제 효과를 내기 어렵다. 그러나 OKR에 ESG 목표를 내재화하면, 조직 구성원 모두가 ESG를 일상 업무와 연결해 인식하고 실천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루프서클, 헬씨밸런스, 에코오더는 이러한 ESG 연동형 OKR을 통해 ▲투명한 목표 관리 ▲정량화 가능한 지속가능성 지표 확보 ▲구성원 동기 부여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사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ESG를 따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OKR이라는 기존 경영 시스템 안에서 조직의 전략과 ESG 가치를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점이다. 향후에는 ESG 보고서와 OKR 데이터가 연동되고, 투자자·기관에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구조가 당연한 흐름이 될 것이다. 스타트업에게 ESG는 부담이 아닌, OKR과 연결되었을 때 강력한 전략 자산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