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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환경·사회·지배구조) 스타트업

공급망의 ESG 리스크를 관리하는 B2B 스타트업 솔루션

글로벌 기업들은 이제 단순히 자사 내부의 ESG만 관리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공급망(Supply Chain) 전체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인권 침해, 부패 등도 기업의 평판과 법적 책임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럽연합의 공급망 실사 지침(CSDDD)은 2025년부터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공급사까지 ESG 리스크를 보고하고 관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제조, 유통, IT 기업들 역시 자신들의 협력사와 하청 업체가 ESG 기준을 지키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고 평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책임 분산을 넘어서, 공급망 전반의 ESG 수준이 해당 기업 전체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는 글로벌 기준의 변화를 보여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중소·중견기업들은 수백 개의 협력사, 수천 건의 계약, 다양한 지역의 법률과 데이터를 동시에 관리하기 어렵다. 이 지점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B2B ESG 리스크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다. 이 글에서는 공급망 ESG를 기술로 해석하고 구조화하는 혁신적인 B2B 스타트업 사례들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의 새로운 표준을 살펴본다.

ESG 위험도 점수화 플랫폼

 ‘서스체인’: 다층 공급망 추적과 ESG 위험도 점수화 플랫폼

‘서스체인(SusChain)’은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3차 이하 다층 공급망까지 ESG 데이터를 실시간 추적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이 솔루션은 각 공급업체의 ▲환경 지표(탄소 배출, 에너지 사용량 등) ▲노동 조건 ▲지배구조 이력 ▲법적 리스크 여부를 자체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위험도 등급(Supplier ESG Risk Score)을 자동으로 산출한다.

특히 눈에 띄는 기능은 ‘ESG 레이더’다. 이는 공급사별 실시간 위험 징후 알림 시스템으로, 공공 데이터·뉴스·소셜미디어·기업 보고서 등 다양한 오픈 데이터를 AI가 모니터링해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주계약사에게 즉시 알리는 구조다. 예를 들어, 특정 부품 공급업체가 아동노동 관련 NGO 보고서에 언급되거나, 환경 오염 이슈로 지역 언론에 보도되면 즉시 위험 신호로 등록된다.

2025년 기준, 서스체인은 1,200개 이상의 중견 제조사에 도입되어 있으며, 공급망 관련 ESG 리스크 발생률을 35% 이상 감소시켰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ESG 보고서에는 ▲실시간 위험 감지율 ▲공급사 등급별 개선율 ▲비재무 리스크 감소 기여도 등을 포함해, 공급망 투명성 향상에 크게 기여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체크플로우’: 중소기업 대상 ESG 자가진단·보고 자동화 솔루션

‘체크플로우(CheckFlow)’는 자체 ESG 평가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공급업체를 위한 ‘자가진단 + 보고서 자동화’ SaaS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 플랫폼은 20개국 이상에서 사용 가능한 ESG 질문지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자사 상황에 맞게 항목을 체크하면 즉시 국제 표준 기반 ESG 리스크 보고서가 생성되는 구조다.

핵심은 ‘공급망 진입장벽을 낮춘 ESG’다. 대기업이 하청업체에 ESG 실사 참여를 요구할 경우, 대부분 중소기업은 복잡한 양식, 낯선 용어, 불명확한 기준 때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 체크플로우는 이런 문제를 자동화 기술로 해결하며, 중소 공급사의 ESG 대응 역량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킨다. 특히 Excel, 이메일 기반 커뮤니케이션만 사용하던 전통적인 공급망에서 벗어나, 클릭 몇 번으로 ESG 준수 여부를 전달할 수 있는 B2B 인프라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2024년부터 전자·의류·자동차 부품 업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었으며, 보고서 제출 완료율 92%, 평가 기준 일치율 89%라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ESG 보고서에는 ▲공급업체 자가진단 이행률 ▲보고서 자동화에 따른 행정비용 절감률 ▲공급망 대응 속도 개선 수치가 포함되어 있으며, ESG 문턱을 낮춘 실무형 기술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드서플라이’: 실시간 탄소 배출량 추적 기반 공급망 최적화 플랫폼

‘그리드서플라이(GridSupply)’는 제품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추적·분석하고, 이를 공급사별로 분리해 탄소비용 최적화를 제안하는 ESG 플랫폼이다. 이 솔루션은 IoT 기반 물류 트래킹 시스템과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인증 기술을 활용해 배출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실시간으로 공급사별 탄소 인덱스를 제공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기능은 ‘카본 납품서(Carbon Invoice)’다. 이는 제품 납품 시 탄소 배출량도 함께 기입된 보고서로, 기업이 단순 가격이 아닌 환경 비용까지 고려한 공급사 선택 기준을 만들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대기업은 지속가능성 기준에 따라 협력사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할 수 있고, 공급사는 탄소 효율화를 유도받는다.

2025년 기준, 그리드서플라이는 글로벌 의류 브랜드 및 유통사 15곳과 협력 중이며, 1년 만에 공급망 탄소 배출량 평균 18% 감축 성과를 달성했다. ESG 보고서에는 ▲탄소 절감 기여도 ▲친환경 납품 비율 ▲탄소 인센티브 정책 활용 수치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탄소 정산이 가능한 공급망 ESG 관리의 실질적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공급망 ESG, 이제는 기술로 관리하는 시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제 ‘자사 내부’에 머물지 않는다. 공급망 전반의 ESG 리스크를 어떻게 예측하고 대응하는가가 투자자, 고객, 규제 기관의 판단 기준이 되었고, 그 기준은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서스체인, 체크플로우, 그리드서플라이와 같은 스타트업은 기술을 활용해 ESG를 실무화하고, 공급망을 투명하고 지속가능하게 재설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평가 툴을 넘어서, 공급망 내 ESG 리스크를 예측-진단-개선까지 이어주는 통합형 솔루션을 제공하며, 대기업은 물론 중소 협력사까지 ESG 기준을 맞추도록 돕는다. 공급망 ESG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다. 그리고 그 전략을 현실화하는 주체는, 빠르고 유연한 기술을 가진 B2B ESG 스타트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