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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환경·사회·지배구조) 스타트업

지속가능한 자원 순환을 실현하는 중고 플랫폼 ESG 스타트업

기후변화와 자원 고갈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는 가운데, 단순히 '덜 쓰는 것'을 넘어 ‘이미 존재하는 것을 다시 쓰는 것’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로 중고(리커머스) 플랫폼이 그 중심에 있다. 과거에는 중고 거래가 개인 간 불규칙한 교환에 그쳤다면, 오늘날에는 디지털 기술과 ESG 가치가 결합된 고도화된 자원 순환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중고 플랫폼 스타트업들은 단순한 거래 중개를 넘어서 ▲검수 서비스 ▲데이터 기반 가격 책정 ▲재가공 프로세스 ▲탄소 배출량 저감 측정 등으로 친환경 소비를 제도화하고, ESG 관점에서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중고 시장의 질적 전환을 이끄는 대표적인 자원 순환 스타트업들의 전략과 그들이 창출한 환경적·사회적 가치를 소개한다.

폐소재를 예술적 제품으로 전환

‘리서클마켓’: AI 기반 검수 시스템으로 중고 의류 순환 생태계를 만든 스타트업

 

‘리서클마켓(RecycleMarket)’은 중고 의류 전문 플랫폼으로, AI 기반 자동 검수 및 등급 분류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 신뢰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모든 의류를 수거 후 ▲세탁 ▲상태 진단 ▲등급화 ▲리마케팅 순으로 처리하며, 제품 수명 연장을 통해 의류 폐기량을 대폭 줄이는 구조를 갖췄다.

리서클마켓은 또한 상품별 탄소 저감 효과를 고객에게 시각화해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는 구매를 통해 환경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티셔츠 한 장을 중고로 구매하면 평균 2.1kg의 탄소를 절감한다는 정보가 앱 내에 자동 표시된다.

이 기업은 ESG 보고서를 통해 ▲연간 절감된 섬유 폐기량 ▲상품 재유통률 ▲고객 재구매율 등 주요 지표를 정량화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패션 브랜드와 협력해 ‘공식 중고 리세일 채널’을 구축하고 있다. 이 모델은 단순히 리셀을 넘어 브랜드의 지속가능성 전략과 연동되는 구조로 발전 중이다.

 

‘리루프’: 중고 전자기기 순환을 위한 ESG 인증 기반 플랫폼

 

‘리루프(ReLoop)’는 중고 전자기기 전문 순환 플랫폼으로, 기기 수거-검수-수리-재판매까지 일괄 처리하는 순환경제 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스타트업은 중고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등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재자원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제품별 자원 회수량 및 탄소 감축 데이터를 ESG 기준에 맞춰 기록한다.

리루프의 주요 특징은 ‘ESG 인증 리퍼 제품’ 제도다. 이는 제품이 공식 파트너의 검수를 통과하고, 일정 기준 이상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입증했을 때 부여되는 마크로, 기업 고객(B2B)에게는 ESG 보고서에 연동 가능한 인증 시스템을 제공한다.

2025년 현재, 리루프는 국내 IT 제조사들과 협력해 중고 제품의 회수율을 높이고 있으며, 수거 후 재활용되지 않은 전자기기의 추적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자원의 폐쇄형 순환 구조를 구현하고 있으며, 연간 수만 대의 기기를 다시 시장에 공급하면서 전자 폐기물 문제 해결에 실질적 기여를 하고 있다.

 

‘업사이클리’: 폐소재를 예술적 제품으로 전환하는 디자인 기반 중고 순환 스타트업

 

‘업사이클리(Upcycly)’는 산업용 폐소재, 의류, 가구 등을 수거하여 디자인 제품으로 탈바꿈시키는 업사이클 전문 스타트업이다. 단순 리세일이 아닌, 폐기될 물품에 디자인을 입혀 부가가치를 부여하고 재상품화하는 것이 이 기업의 핵심 전략이다.

이 스타트업은 ▲폐간판을 조명으로 ▲헌 옷을 가방으로 ▲버려진 나무를 가구로 재창조하며, 제품당 재활용률 및 탄소 저감량을 데이터화해 공개한다. 업사이클리의 고객은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CSR 굿즈 제작, 공공기관 ESG 캠페인 물품 납품 등 B2B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업사이클리는 ESG 리포트에 ▲제품별 탄소 절감량 ▲사용 소재 비율 ▲사회적 일자리 창출 수치 등을 포함해 공시하고 있으며, 서울디자인재단 및 중소벤처기업부와 공동으로 업사이클 전시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공공 협력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자원 순환 경제는 기술과 ESG 감각을 갖춘 스타트업이 주도한다

 

리서클마켓, 리루프, 업사이클리는 각각 의류, 전자기기, 소재 재활용 분야에서 단순 중고 거래를 넘어선 자원 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들은 단지 ‘다시 파는 플랫폼’이 아니라, 소비자와 브랜드, 환경과 데이터를 연결하는 ESG 중심 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특히 이들 스타트업은 모두 ▲탄소 절감량 ▲제품 수명 연장률 ▲재사용 자원량 등을 데이터로 수치화하고 있으며, 이는 ESG 투자자와 브랜드 파트너에게 명확한 환경 기여 지표로 작용한다. 앞으로 자원 순환 기반의 중고 플랫폼은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지속가능한 도시경제와 브랜드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제도·투자·글로벌 진출로 확장되는 자원 순환 플랫폼의 가치

중고 플랫폼 스타트업이 자원 순환 생태계를 주도하는 주체로 성장하기 위해선, 정책적 기반과 제도적 연계가 필수적이다. 현재 정부는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을 바탕으로 ‘순환경제 전환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으며, 여기에 따라 기업과 소비자 간 중고 유통을 촉진하는 인센티브 체계가 확대되고 있다. 이를 통해 ESG 기반 스타트업은 단순 거래 수수료 이상의 공공협력 수익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또한, 투자 관점에서도 중고 순환 플랫폼은 매력적인 ESG 자산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기존 리테일 기반 플랫폼과 달리, 제품 단위로 정량화 가능한 탄소 절감량, 재사용률, 폐기물 감소율 등의 수치를 직접 확보하고 보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루프와 리서클마켓은 2024년 이후 ESG 전용 펀드와 임팩트 투자사로부터 연속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이는 기후테크와 리커머스를 연결하는 교차 시장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다.

해외 진출 가능성도 높다. 유럽연합은 ‘순환경제 행동계획’을 통해 디지털 제품 여권(DPP) 도입을 예고하고 있으며, 이는 제품의 생산부터 유통, 재사용, 폐기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기록하고 추적하는 시스템이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국내 중고 플랫폼이 재활용 이력과 환경 성과를 시스템화하고 있는 점은 향후 글로벌 인증 대응에도 경쟁력 있는 구조다.

결국, 중고 플랫폼 스타트업은 단순히 중고를 사고파는 기술 기업이 아니다. 이들은 제품과 자원의 생애 주기를 다시 설계하며, ESG 시대에 걸맞은 소비문화를 이끄는 지속가능한 인프라 기업이다. 자원 순환이라는 과제를 기술과 데이터, 문화로 풀어내는 이들의 성장은 앞으로 ESG 경제의 핵심 축 중 하나로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