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 스타트업

내부고발 보호 제도를 구축한 ESG 스타트업, 조직의 투명성을 말하다

조용한일등석 2025. 7. 12. 15:43

스타트업은 빠른 실행력과 유연한 조직문화로 주목받지만, 한편으로는 윤리·거버넌스 시스템이 미비하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된다. 특히 임직원 규모가 작고 수평적 조직을 표방하는 기업일수록, 내부 비위나 부정행위가 발생했을 때 이를 지적하거나 보고할 공식적인 구조가 없거나, 있어도 보복에 대한 우려로 실질적 작동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 ESG 경영이 스타트업 투자와 생존 전략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일부 기업은 '내부고발 보호 제도(Whistleblower Protection)'를 조기에 도입하고 조직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신고 채널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 비위 감지-보고-보호-피드백-개선까지의 전 과정을 시스템화하고 거버넌스 전략으로 명문화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내부고발 보호 제도를 통해 윤리적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고, 조직 신뢰를 제도화한 스타트업 사례를 소개한다.

제보자의 익명성과 보호

‘클린브릿지’: 블록체인 기반 내부 신고 플랫폼으로 무결성 확보

‘클린브릿지(CleanBridge)’는 사내 부정행위, 금전 비리,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암호화된 채널을 통해 신고하고, 제보자의 익명성과 보호를 최우선으로 보장하는 내부고발 플랫폼을 자체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이 기업은 신고자가 입력한 내용과 첨부 자료를 블록체인 상에 기록해 조작이나 삭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조사 단계에서도 제보자 신원 노출을 막는 익명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클린브릿지는 또한 신고 내용이 반복되거나 유사 유형일 경우 리스크 패턴 분석 AI가 이를 자동 식별하고, 경영진이나 외부 감사에 경고를 보내는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이로써 내부통제 시스템이 수동적 보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리스크를 감지하는 구조로 진화한 것이다.

2024년 기준, 클린브릿지 시스템을 도입한 스타트업 30여 곳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사전 차단 사례 증가 ▲금전 횡령 조기 적발률 향상 ▲임직원 신뢰도 상승 등의 효과가 나타났다. ESG 보고서에는 ▲신고 건 처리 기간 ▲제보자 보호 성공률 ▲조직 내 윤리 리스크 감소율이 포함되어 있으며, 기술을 기반으로 한 투명성 확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에티카컴퍼니’: 내부고발자 인권 보호와 사후 심리 지원 시스템 운영

‘에티카컴퍼니(Etica Company)’는 조직 내부고발 제도의 가장 취약한 고리인 ‘제보자 보호’에 집중한 스타트업이다. 이 기업은 내부고발자에게 법률 지원뿐 아니라, 심리 상담, 직무 재배치, 대외 보호 등 포괄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제보 이후 심리적 불안정 ▲고립감 ▲직장 내 소외 등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정서 회복 컨설팅’ 시스템을 차별화 포인트로 설정했다.

에티카컴퍼니는 스타트업에 맞춤형 제보자 보호 프로토콜을 제공하고, CEO와 C레벨을 대상으로 한 윤리교육과 책임자 직무교육도 정례화하고 있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을 도입한 기업 중 한 곳은, 해당 제도를 통해 내부 불공정 계약 문제를 신고한 직원이 오히려 ‘리스크 대응 우수자’로 평가되며 조직 내에서 정식 승진한 사례도 보고됐다.

이 스타트업은 ESG 보고서에 ▲내부고발자 재직 지속률 ▲2차 피해 방지 성과 ▲내부 윤리교육 이수율 등을 포함하며, ‘보복 없는 신고 시스템’을 제도화한 윤리경영 대표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인사인사이트’: 익명 리포트 기반 조직 진단 도구로 사전 탐지 기능 강화

‘인사인사이트(InsaInsight)’는 직원들의 익명 의견 수렴 시스템을 운영해 내부 문제를 ‘고발 이전’에 사전 진단하는 스타트업이다. 이 기업은 매달 ▲조직 내 부당대우 체감 ▲이해 충돌 경험 ▲윤리 위반 목격 여부 등을 익명 설문 방식으로 수집하고, AI가 이를 점수화 및 트렌드 분석해 관리자나 감사 담당자에게 자동 리포트를 제공한다.

이 시스템은 신고가 들어오기 전 ‘침묵의 리스크’가 감지되는 조직을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구성원이 내부고발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더라도 조직 변화가 가능하게 만든다. 특히 스타트업처럼 조직 변화 속도가 빠르고, 공식적인 HR 부서가 미비한 기업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2025년 기준, 인사인사이트를 도입한 기업들의 내부 신고 건수는 오히려 감소했지만, 직원 만족도와 조직 신뢰 지수는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이는 사전 감지 시스템이 구성원의 목소리를 빠르게 반영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만든 결과다. ESG 평가 기준에는 ▲사전 감지 정확도 ▲개선 실행률 ▲익명 데이터 처리 규정 등이 포함되며, 스타트업 내부 거버넌스의 정교함을 높인 실천형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투명성은 기술로, 신뢰는 구조로 만든다

스타트업의 초기 성공은 속도와 아이디어에 달려 있지만, 지속가능성은 투명성과 신뢰의 구조화에 달려 있다. 클린브릿지, 에티카컴퍼니, 인사인사이트와 같은 기업은 내부고발 보호를 단순한 ‘신고 채널’이 아닌, 기업 문화와 시스템, 기술이 통합된 거버넌스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제보자의 권리 보장 ▲사전 위험 감지 ▲투명한 피드백 구조 ▲조직 문화 개선까지 포괄하는 통합형 ESG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중소규모 조직에서도 윤리경영이 실현 가능하다는 모범 사례로 기능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규모는 작을 수 있지만, 윤리 시스템의 깊이는 클 수 있다. 그리고 그 깊이는 기업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