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 스타트업

지속가능한 관광을 실현한 ESG 여행 플랫폼 스타트업

조용한일등석 2025. 7. 7. 18:56

전 세계 관광 산업은 매년 수억 명의 인구 이동을 유발하며 경제 성장의 중요한 축이 되어왔다. 하지만 동시에 관광은 ▲지역 과밀화 ▲탄소 배출 ▲자연 훼손 ▲지속가능성 저해 등 수많은 문제를 발생시켜 왔다. 특히 2020년대 이후, 탄소중립과 지역사회 균형발전이 주요 정책 과제로 부상하면서, 기존의 대량 소비형 관광은 ESG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구조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ESG 여행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단순한 숙박·교통 예약이 아니라, ▲저탄소 이동 수단 우선 제공 ▲친환경 숙소 큐레이션 ▲지역민과의 상생 프로그램 등을 기술 기반으로 설계하며, 관광의 사회적·환경적 기여도를 데이터화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플랫폼화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지속가능한 관광을 실현한 ESG 스타트업들의 사례를 통해, 여행의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관광의 사회적·환경적 기여도

‘트래블루트’: 저탄소 여행 루트를 설계하는 맞춤형 ESG 여행 플랫폼

‘트래블루트(Travelrout)’는 여행자가 목적지 선택부터 교통·숙소·체험까지 전 과정을 탄소 배출량 기준으로 최적화할 수 있도록 돕는 ESG 여행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사용자가 일정과 취향을 입력하면 ▲최소 이동 거리 경로 ▲대중교통 우선 옵션 ▲에너지 효율이 높은 숙박시설을 자동 추천해준다.

트래블루트는 또한 ‘탄소 절감 루트 점수’를 사용자에게 시각화해 제공하며, 해당 점수에 따라 탄소 감축 인증 배지와 포인트 혜택을 제공하는 구조를 갖췄다. 이 시스템은 여행을 단순한 소비가 아닌, 환경 기여 행위로 전환하는 인센티브 구조로 평가받고 있다.

2024년부터 제주특별자치도와 협력해 전기차 렌트카·친환경 숙소 패키지 상품을 운영 중이며, 참여자 평균 탄소 배출량이 기존 대비 38%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트래블루트는 ESG 보고서를 통해 ▲여행당 평균 탄소 절감량 ▲이용자 참여율 ▲지역업체 제휴 건수 등을 데이터화해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로컬웨이브’: 지역 기반 상생형 여행을 설계한 사회적 관광 플랫폼

‘로컬웨이브(LocalWave)’는 지역 주민과 협력해 관광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하고, 해당 수익의 일정 비율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ESG 여행 스타트업이다. 이 플랫폼은 마을 기업, 사회적 기업, 전통시장 상인 등과 연결해 ▲로컬 푸드 체험 ▲전통 공예 클래스 ▲마을 해설사 투어 등 지역 밀착형 여행 콘텐츠를 제공한다.

로컬웨이브는 ‘로컬 지속가능지수’를 통해 각 여행 프로그램이 ▲지역 경제 기여도 ▲일자리 창출 효과 ▲문화 보전 수준 등을 수치화하고, 이를 사용자에게 투명하게 제공한다. 이 시스템은 단순 관광이 아닌, 지역경제와 문화생태계에 기여하는 ESG 활동으로 재정의된 사례다.

현재 전라남도 곡성과 강원도 영월 등 8개 지자체와 MOU를 체결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50개 이상의 지역 로컬 파트너를 플랫폼에 onboarding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SG 보고서에는 ▲지역 환원액 ▲참여 주민 수 ▲관광객 만족도 등 정량·정성 지표가 함께 포함된다.

 ‘에코트립’: 친환경 숙소와 저탄소 이동 수단 중심의 탄소절감 여행 예약 플랫폼

‘에코트립(EcoTrip)’은 여행자가 ▲저탄소 교통수단(기차, 전기버스, 도보 중심 이동) ▲에너지 효율 인증을 받은 숙박시설 ▲플라스틱 프리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ESG 요소가 적용된 예약 시스템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플랫폼 내 모든 상품은 ‘에코 등급’이 매겨져 있고, 사용자는 여행 소비에 따른 환경 영향도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에코트립은 글로벌 인증기관과 협력해 숙박업체에 대해 ▲에너지 사용량 ▲재생에너지 비중 ▲수자원 절감 시스템 보유 여부 등을 기준으로 자체 등급을 부여하고, 에코 숙소로 인증된 곳만 플랫폼에 노출한다. 또한 여행 완료 후에는 탄소 저감량 계산서를 자동 발급해 사용자의 ESG 인증 실적을 시각화해준다.

현재 한국·일본·대만 내 600여 개 숙박업체가 등록되어 있으며, 기업 대상 ESG 출장 패키지 예약 시스템도 베타 운영 중이다. 이 회사는 B2C뿐 아니라 B2B 시장으로 확장 중이며, ESG 실적 연동형 기업여행 상품을 주력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

여행을 통한 ESG 실현, 스타트업이 만든 지속가능한 이동의 미래

트래블루트, 로컬웨이브, 에코트립과 같은 스타트업은 관광을 단순한 소비행위에서 지속가능성, 지역 상생, 탄소 저감이 결합된 ESG 활동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이들은 기술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용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환경 기여 지표를 제공하고, 책임 있는 선택을 유도하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특히 이들 스타트업은 ▲여행 경로의 탄소 최적화 ▲지역경제와의 가치 연계 ▲친환경 인증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정량화 가능한 ESG 성과를 축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와 공공기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속가능한 관광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의 필수 전환 전략이며, 이 전환을 가장 빠르게 실현할 수 있는 주체는 바로 기술 기반 ESG 여행 스타트업이다.

지속가능 관광 정책과 ESG 투자, 그리고 글로벌 확장 전략

ESG 여행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공공 정책과의 정합성이 핵심이다. 다행히 한국 정부도 최근 ‘지속가능한 관광 생태계 조성 로드맵’을 통해 ▲지역기반 관광 지원 ▲저탄소 교통 인프라 확대 ▲친환경 숙소 인증제 도입 등을 본격화하고 있다. 트래블루트와 에코트립은 이같은 정책 흐름에 발맞춰 공공기관 및 지자체와의 협업을 강화하며 실질적인 정책 수혜 기업으로 부상 중이다.

또한 투자 시장에서도 지속가능 관광 분야는 ESG 기반 벤처 투자사의 새로운 주목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환경 기여도(E), 지역사회 연계성(S), 투명한 보고 구조(G)를 모두 갖춘 여행 스타트업은 정량 지표가 명확해 임팩트 투자자들에게 높은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로컬웨이브는 최근 ESG 전용 펀드로부터 시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에코트립은 글로벌 OTA(온라인 여행사) 기업으로부터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B2B 시장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확장 가능성 또한 크다. 유럽연합은 ‘지속가능 관광 기준(ETIS)’을 점차 의무화하고 있으며, 일본·대만·호주 등도 저탄소 여행지 인증과 탄소 라벨링 제도를 속속 도입 중이다. 이런 국제 흐름 속에서 ESG 여행 스타트업이 제공하는 ▲탄소 절감 인증 ▲로컬 연계 모델 ▲디지털 환경 리포트 기능은 국제 진출 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들은 기술을 통해 사용자와 여행지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를 설계했으며, 이를 통해 관광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기록하고 개선하는 순환 구조’로 발전시키고 있다. ESG 여행은 이제 대안이 아니라 기준이며, 그 변화를 가장 먼저 구현하고 확산시킨 주체가 바로 이들 스타트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