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 스타트업

지속 가능한 패션을 선도하는 스타트업, 친환경 섬유의 혁신

조용한일등석 2025. 7. 5. 20:44

패션산업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자원을 소비하고, 다섯 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산업으로 지목되고 있다. 화학섬유 중심의 원단 사용, 대량 생산과 빠른 소비를 유도하는 패스트패션 모델, 그리고 폐의류 처리 문제까지, 이 산업은 기후위기와 순환경제라는 시대적 과제 속에서 비판의 중심에 서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지속가능성과 윤리적 소비에 대한 소비자 의식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소재와 순환형 생산 구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패션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스타트업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원단의 출처와 제작 과정, 사용 후의 처리까지 전 생애주기(Lifecycle)를 고려한 친환경 섬유 혁신을 통해 산업 자체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 특히 2025년 현재는 식물성 바이오 소재, 해양 폐기물 리사이클 원단, 제로 웨이스트 공정 등을 활용해 지속가능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한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는 ESG 관점에서도 환경(E) 요소의 핵심 지표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친환경 섬유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패션의 미래를 열어가는 대표 스타트업들의 전략과 성과를 소개한다.

식물성 바이오 소재

 ‘플랜티’ – 옥수수와 대나무로 옷을 만드는 섬유 바이오 스타트업

 

‘플랜티(PLANTY)’는 식물 기반 섬유로 지속 가능한 의류를 제작하는 바이오 패션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폴리락타이드(PLA)와 대나무 펄프를 활용한 텐셀 계열 섬유를 주요 원단으로 사용하며, 이를 통해 기존 화학 섬유 대비 탄소 배출량을 최대 60%까지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플랜티는 원사 생산부터 봉제 공정까지의 전 과정에서 유기농 인증 및 ISO14001 환경경영 인증을 획득하였고, 의류 한 벌당 탄소저감 지수를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는 LCA 기반 라벨링 시스템도 적용했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히 '친환경 소재' 사용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탄소발자국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ESG 실천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2024년에는 ‘비건패션어워드’에서 지속가능소재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국내외 20여 개의 비건 브랜드와 협업 라인업을 출시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재료가 명확한 패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플랜티는 친환경 소재를 주제로 한 콘텐츠 커머스까지 확장하고 있다.

 

 ‘웨이스트웨어’ – 해양 폐플라스틱으로 고기능 섬유를 재탄생시키다

 

‘웨이스트웨어(WasteWear)’는 버려진 PET병, 어망, 해양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재생 폴리에스터 원단을 제조하는 리사이클 소재 전문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단순한 리사이클링을 넘어서, 수거부터 세척, 섬유화, 방사, 직조에 이르기까지 완전한 자체 재활용 프로세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폐플라스틱 1kg당 약 2.1kg의 CO₂ 배출을 절감하는 탄소저감 효과를 인증받았다.

웨이스트웨어는 국내 최대 해양 정화 NGO와 협업하여 연간 약 100톤 이상의 해양 폐기물을 수거하고 있으며, 이를 원료로 생산한 고기능성 원단은 방수성, 통기성, 신축성을 모두 만족해 아웃도어·스포츠 브랜드와의 B2B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5년 기준, 이 회사는 아웃도어 브랜드 8곳과 OEM 생산 계약을 맺고 있고, ESG 보고서를 통해 제품별 탄소저감 기여도를 정량화하고 있다.

또한, 웨이스트웨어는 매년 지속가능보고서를 통해 ▲재활용 섬유 생산량 ▲폐기물 감축 효과 ▲고객 만족도 조사 결과 등을 공개하며, 이는 벤처 투자자와 브랜드 파트너로부터 높은 투명성과 신뢰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제로프레임’ – 폐의류를 자원화하는 순환형 패션 플랫폼

 

‘제로프레임(ZeroFrame)’은 사용된 의류를 수거해 다시 원단으로 분해하고 재제작하는 순환형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섬유 분리기술, 무염색 리사이클 공정, 자투리 패턴 최소화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여, 기존 의류의 약 80%를 재활용 섬유로 재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제로프레임은 ‘한 번 생산한 원단은 최대한 오래 사용하자’는 철학을 바탕으로, 고객이 입던 옷을 브랜드 매장 또는 택배로 회수받고, 일정 기준 이상 품질이 유지된 의류는 디자인 변경 후 리패키징하여 재출시하는 구조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품 1벌당 약 2kg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성과를 확보했고, ‘순환패션 스타트업’으로서 국내 최초로 사회적 가치 창출 인정기업 인증을 받았다.

ESG 보고서에는 ▲의류 회수율 ▲리사이클 소재 사용률 ▲폐기물 매립률 감소율 ▲직원 참여 기반 캠페인 활동 등 세부 수치를 포함해, 단순 친환경 브랜드를 넘어 투명한 경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섬유의 전환이 패션의 미래를 바꾼다

 

지속 가능한 패션을 실현하는 스타트업들은 단순히 ‘천연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섬유의 기원, 생산 방식, 자원순환 구조까지를 전환하는 근본적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플랜티는 식물 기반 바이오 섬유를 통해 환경 부담을 줄이고, 웨이스트웨어는 해양 폐기물을 자원으로 재활용하며, 제로프레임은 사용된 의류 자체를 다시 원단화하는 순환구조를 실현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ESG 환경(E) 항목에서의 구체적인 실행력을 입증하고 있으며, 지속가능보고서, 투명한 제품 라벨링, 수치 기반 성과 관리를 통해 시장과 투자자의 신뢰도까지 확보하고 있다. 패션산업이 더 이상 ‘멋’만을 팔지 않고 ‘가치’를 말하는 시대, 친환경 섬유는 기술과 윤리, 소비의 경계를 연결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앞으로 이들의 성장은 곧 지속가능한 소비 전환의 가속화로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