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서 스톡옵션은 흔히 ‘보상의 일환’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톡옵션이 단순한 인센티브를 넘어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과 조직 신뢰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ESG의 ‘G(지배구조)’ 측면에서 스톡옵션의 설계·공개·운영 방식은 스타트업의 거버넌스 수준을 평가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과거에는 스타트업들이 스톡옵션 부여 기준을 불투명하게 설정하거나, 핵심 인력에게 집중적으로 몰아주는 방식으로 설계하곤 했다. 하지만 투자자, 파트너, 구성원들은 이제 스톡옵션 배정의 공정성, 성과 연동 여부, 만기 시 처리 절차 등 실질적인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스타트업이 스톡옵션을 단순한 재무적 도구가 아닌 ‘ESG 지배구조 개선 전략’으로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법과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한다.
‘에퀴젠트’: 스톡옵션 관리 시스템을 통한 정보 비대칭 해소
스타트업 ‘에퀴젠트(Equigent)’는 스톡옵션의 설계부터 행사, 실현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 플랫폼으로 관리하는 투명화 시스템을 구축한 사례다. 이 회사는 구성원에게 부여되는 스톡옵션의 수량, 기준가, 행사 조건, 일정 등을 전용 대시보드로 실시간 제공하며, 각 개인은 자신의 권리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에퀴젠트는 “스톡옵션도 정보 권리의 일부”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배정 기준 ▲부여 대상의 선정 절차 ▲성과 연동 방식 ▲이사회 의결 이력까지 전사에 공개한다. 이 시스템은 내부 구성원에게 신뢰감을 제공할 뿐 아니라, 외부 감사 및 투자자에게도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입증하는 근거로 활용된다. 실제로 이 스타트업은 시리즈 B 투자 라운드에서 “스톡옵션 관리의 투명성 덕분에 투자사와의 조건 협상이 수월해졌다”고 밝혔다.
또한, 스톡옵션의 행사 가능성과 실현 이슈가 직원 이탈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퇴사자 대상 권리 유지 기간을 연장하고, 세무 교육도 병행 제공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보완했다. 이는 단순한 회계 처리 문제를 넘어, 스타트업 내 거버넌스를 실질적으로 강화한 혁신적 사례로 평가된다.
‘리빌드랩’: 구성원 중심의 공정한 스톡옵션 배정 모델 설계
‘리빌드랩(Rebuild Lab)’은 스톡옵션 배정 방식을 공정하게 설계함으로써 조직 내부의 거버넌스 신뢰를 강화한 스타트업이다. 기존 스타트업의 스톡옵션은 ▲C레벨 이상에게 집중되거나 ▲채용 협상에 따라 임의적으로 부여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리빌드랩은 이를 정량화된 성과 + 조직 기여도 기반의 배정 공식으로 전환했다.
구체적으로는 연간 평가에 따라 ▲핵심 프로젝트 기여도 ▲성과 달성률 ▲조직문화 기여도(예: 멘토링, 협업 지수 등)를 정량화하고, 이를 스톡옵션 포인트로 환산하는 구조를 운영한다. 이러한 방식은 사내 공정성과 성과 기반 보상이라는 원칙을 동시에 실현하며, 투명한 인사 정책과 연동된 스톡옵션 전략이 곧 지배구조의 신뢰를 구축하는 핵심 도구가 된다.
뿐만 아니라, 리빌드랩은 스톡옵션 배정과 관련한 모든 의사결정을 사내 뉴스레터와 사내망을 통해 문서화하여 공개하고 있다. 구성원들은 자신이 왜, 어떤 근거로 해당 수량의 옵션을 부여받았는지 정확히 이해할 수 있고, 이는 사내 불신과 이탈을 예방하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넥스트코어’: ESG 연계 IR 전략으로 스톡옵션 제도 외부 투명성 강화
‘넥스트코어(NextCore)’는 스톡옵션 투명성을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신뢰 구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ESG 연계 IR 전략의 일환으로, 스톡옵션 정책을 별도 자료로 정리해 투자사와 공공 파트너에게 제공하며, 내부 정책서와 동일한 내용을 공유한다. 이 정책서에는 ▲사내 이사회 결정 절차 ▲지분 희석 방어 원칙 ▲조기 행사 옵션 조건 등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스타트업은 종종 급속 성장과 함께 지분구조가 불투명해지고, 주주 간 권한이 모호해지는 문제에 직면한다. 넥스트코어는 이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외부 투자자 유치 시 ▲사내 스톡옵션 Pool 현황 ▲행사율 예측 ▲경영권 희석 영향 등을 수치로 시뮬레이션하여 제시했다. 이를 통해 지분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거버넌스를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ESG 기준에 따라 이사회 내 외부 감사 인사 구성, 스톡옵션 정책의 주기적 갱신, 내부 구성원의 의견 수렴 절차를 제도화함으로써, 스톡옵션을 ‘지배구조 민주화’의 수단으로 전환했다. 이는 스타트업 내부의 권한 집중을 막고, 구성원의 오너십 인식을 확산시키는 실질적 전략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톡옵션 제도의 투명화가 곧 지배구조의 실천이다
스타트업에서 스톡옵션은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조직의 철학, 공정성, 그리고 신뢰를 투명하게 반영하는 거버넌스 도구다. 에퀴젠트, 리빌드랩, 넥스트코어의 사례는 각각 기술, 제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스톡옵션을 ‘ESG 기반의 전략 자산’으로 전환한 사례다. 이들은 스톡옵션 제도의 운영 방식을 조직 전반의 투명성과 정렬시켜, 사내 신뢰도 제고와 외부 투자자의 신뢰를 동시에 확보했다.
앞으로 스타트업은 단순히 스톡옵션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얼마나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하는지가 투자 유치, 인재 확보, IPO 성공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지배구조는 선언이 아니라 구조다. 그리고 그 구조를 만드는 첫 시작점이 바로 스톡옵션의 설계와 운영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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